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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왜 11만 공인중개사를 울렸나

오름플러스 2020.09.25 09:13 조회 426
“공인중개사가 필요없다고? 다 죽으라는 얘긴가….”(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

개업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이 뿔 났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예산안 홍보자료’에 ‘중개인 없는 부동산거래’ 서비스 도입 계획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블록체인을 활용한 실증 예산’ 133억원도 편성돼 있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공인중개사들은 “생존권을 박탈당한다”며 시위에 나섰다. 지난 23일 박용현 공인중개사협회장을 시작으로 국회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중개사는 “대통령님 우리도 국민입니다”라는 하소연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올리기도 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기재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실증과제는 2021년 정부 예산안상 과기정통부 소관 블록체인 시범사업 공모형 과제의 예시로 
실증사업 추진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개사 없는 부동산거래’에 대해선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과기부와 국토부는 “기재부의 문구 작성 실수”로 보고 있지만, 기재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와 과기부는 ‘부동산거래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한 바 있다. 공문서 작성을 종이 없이 블록체인으로 시스템화하는 것으로, 
다만 공인중개사를 낀 매매거래 이후에 기록장치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이를 구체화하자는 취지에서 예산을 받아 2022년도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고, 
그것이 이번 예산안 홍보물에 나온 민원처리 등 공공서비스(등기 등) 지능형·맞춤형 제공(19개 분야 블록체인 활용 실증)이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 담당자가 실수를 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과기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과기부에서 넘겨받은 내용을 문서로 옮겨 작성하는 과정에서 
‘중개인 없는 부동산거래’로 잘못 해석한 것”으로 봤다. 국토부는 “우리도 발표된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혀 검토된 바 없는 사업 내용이다”며 “기재부에서 발표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수식어를 ‘오버’(과잉)해 붙인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기재부 공무원의 과장된 표현 하나로 11만 개업 공인중개사들은 ‘일터를 잃을까’ 밤잠을 설친 것이다. 
중요한 정책 홍보물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아쉽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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